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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뉴스

민변 "국정원, 정보공개 소송 지고 15글자만 공개"

국정원 "대법원 판결에 따라 문서 공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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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이 공개한 국정원의 '마이크로필름 촬영 목록' 문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제공]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9일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조사한 내용을 공개하라고 소송을 내 승소했음에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5글자짜리 부실한 자료만 받았다"며 기록 일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민변은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마이크로필름 촬영 목록' 문건을 공개하면서 "15자가 적힌 이 초라한 목록을 국정원으로부터 받는 데 3년 8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공개된 문건은 마이크로필름 촬영 분류번호와 항목, 제목, 작성 일자를 기록하는 표의 '제목' 항목에 군인 3명의 이름과 지역명 등 총 15글자만 수기로 적혀있고, 나머지 항목은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

 

표에 이름이 기록된 군인 3명은 중앙정보부(국정원의 전신)가 1969년 베트남전에서의 민간인 살인 사건에 대해 조사한 이들이다.


앞서 민변은 1968년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 중부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발생한 한국군의 민간인 살인 사건에 대한 중앙정보부 조사 자료를 공개하라고 2017년 8월 청구했으나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이라는 이유로 기각 처분을 받았다.

 

이에 민변이 행정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확정받자 국정원은 해당 정보에 당사자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있다는 이유로 재차 공개를 거부했다. 민변은 다시 정보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고, 지난달 3월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민변은 소송 과정에서 중앙정보부가 퐁니·퐁넛 사건 조사 자료를 마이크로필름으로 촬영한 사실을 확인해 정보 공개 대상을 '마이크로필름 목록'으로 특정했다.

 

김남주 민변 베트남TF 소속 변호사는 "국정원이 퐁니·퐁넛 학살에 관해 당시 장병들을 조사한 기록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며 "50년 넘게 지나 공개되더라도 베트남과의 외교적 국익이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면 조사 기록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이라며 "이마저 거부하면 다시 기나긴 소송을 거쳐서라도 공개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정원은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보유 중인 문서 목록을 소송 당사자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