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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뉴스

헌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처벌조항 합헌"…첫 판단

형법 307조 1항 관련 헌법소원심판
헌재 "명예훼손 多…비범죄화 일러"
반대의견 넷…"건전한 감시 위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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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헌재는 양심적 예비군 훈련 거부를 처벌하는 법 조항에 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 전남·경남 해상경계선 설정에 관한 권한쟁의심판 사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 등에 대해 선고한다.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A씨가 형법 307조 1항에 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대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한 정당의 사무총장이었던 A씨는 지난 2016년 당 대변인이었던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다른 당원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B씨를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등의 통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를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A씨가 사실을 적시한 게 아닌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판단했는데, A씨는 상고심 진행 중 위 법 조항에 관해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위 법 조항은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앉아 있다. 

 

헌재는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처벌하지 않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비범죄화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 무게를 인식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성숙돼야 한다"라며 "그러나 명예훼손죄로 기소돼 처벌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표현이 유통되는 경로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통신망의 정보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재생산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명예훼손 표현을 찾아내 삭제를 요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피해자로선 행위의 중단, 자발적 삭제 등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형법상 명예훼손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고 부연했다.

 

위 법 조항이나 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실 적시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없다고도 했다.

 

단순히 사실을 말했다고 처벌하는 게 아닌,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는 사실'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한정위헌 결정하는 것에 관한 판단도 있었다. 이와 관련 헌재는 "개인의 행위를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으로 명백히 구분하기 어렵다"라며 "불명확성에 따른 위축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행위를 처벌하는 것의 문제점은 그것이 국가에 의해 수행된다는 점"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국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 할 수 있는데, 국가가 형사처벌의 주체가 될 경우 건전한 감시와 비판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공공의 이익인 경우엔 처벌하지 않도록 한다는 점에 관해서는 "자신의 표현행위로 수사 및 재판절차에 회부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는 발생할 수 있다"면서 "검사와 판사 사이에서도 공공의 이익 판단이 어려운데, 일반 국민으로선 어떤 표현이 처벌될지 예측하기 어렵게 해 정당한 표현마저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4명의 재판관들은 '진실한 것으로서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 적시'를 명예훼손죄 구성요건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일부 위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지난 2016년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사건에서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리했으며,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관한 합헌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