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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뉴스

대법 "국내 주소·재산 있는 외국인, 韓서 이혼소송 가능"

캐나다 국적 부부, 우리나라서 이혼소송
"한국과 실질적 관련 있으면 소송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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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어도 우리나라에 주소나 재산을 갖고 있다면 국내 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국제 가사사건에서 우리 법원이 어떤 경우에 관할권을 가질 수 있는지 그 기준이 처음 제시된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캐나다 국적의 A씨와 B씨는 지난 2015 우리나라에서 이혼 소송을 시작하게 됐다.

 

A씨는 B씨와 1년 이상 떨어져 살았고, 동거할 수 없을 만큼 육체·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캐나다 이혼법에 따라 이혼에 나섰다.

 

그런데 A씨는 캐나다가 아닌 우리나라의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송을 청구했다. B씨는 혼인 이후에 자주 우리나라를 찾았고 이혼 소송 중에는 국내에 장기간 머물며 집과 차를 사기도 했다.

 

원심은 이들의 나라인 캐나다 이혼법 및 퀘벡주 민법을 적용해 A씨가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에 B씨는 자신들의 국적이 모두 캐나다이므로, 현지법 적용을 위해 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지 우리나라 법원에는 관할권이 없다며 상고장을 냈다.

 

대법원은 이혼 소송의 주된 분쟁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면 우리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제사법 2조는 분쟁이 된 사안이 우리나라와 실질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 국내 법원이 재판을 관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이를 가사 사건에 확대 적용했다. 즉 이혼 사유가 발생한 장소, 양육 문제가 있는 자녀의 거주지, 분할 대상인 재산의 소재지 등을 따졌을 때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국제 사건도 심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B씨는 소송이 있기 전 경기 고양시를 국내 거소로 신고하고 우리나라에서 부동산과 차량을 매수해 소유했다"라며 "이들이 주로 다툰 부분은 B씨가 A씨의 재산을 편취했는지 여부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B씨의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여부여서 우리나라와 실질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씨는 A씨와 결혼한 다음에도 수시로 우리나라에 입국해 머물렀고 아들과 자매가 거주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소송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명이 필요한 사실은 서증을 통해 할 수 있어 반드시 캐나다 현지에서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캐나다 법원에서만 심리해야 한다면 소송경제에 심각하게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라며 "준거법이 캐나다법이라는 사정만으로 우리나라 법원의 실질적 관련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국제 가사사건에서 우리나라 법원이 어떤 경우에 관할권을 가질 수 있는지 지침을 마련했다.

 

기존에도 비슷한 취지로 우리 법원의 관할권을 인정한 판례는 있었지만, 어떤 기준으로 실질적 관련성을 판단해야 하는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