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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5·18은 의거다" 광주 고교생 작문집 39년 만에 공개

항쟁 8개월 지나 석산고 1학년 학생 186명이 쓴 작문 엮어
"피의 투쟁", "정당한 민주적 권리 주장" 항쟁 재평가 '눈길'
"5·18 이후 최단시일 내 이뤄진 집단적 문학 작품·문화유산"
작품집 건네받은 동료교사가 1987년 광주대교구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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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오는 3일 오후 '오월, 그날의 청소년을 만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학술대회에서는 1981년 광주 석산고등학교 1학년 학생 186명이 국어 과제로 제출한 '5·18 작문' 원문이 공개된다. (사진=5·18 기록관 제공)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목격하고 체험했던 광주 지역 청소년들이 항쟁 8개월 뒤 쓴 작문집이 39년 만에 공개된다.

 

작문집에는 정권을 부당하게 찬탈하고 시민을 억압한 신군부에 맞선 항쟁의 의의와 정당성을 역설하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끈다.

 

5·18기록관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오는 3일 '오월, 그날의 청소년을 만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학술대회에서는 1981년 광주 석산고등학교 1학년 학생 186명이 국어 과제로 제출한 '5·18 작문' 원문이 공개된다.

 

1981년 2월 당시 석산고 1학년생 서충렬씨는  '지난 이 사건을 사태라기보다는 의거라고 칭하고 싶다. 이 일은 오랜 독재하에서 거의 모든 자유를 통제돼온 지식인, 학생층의 자유를 향한 거국적인 힘의 발산이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위군들이 자동차로 시위를 할 때 대부분의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음료수·김밥·달걀·과일 등을 공급했고 또 후원했다'며 '이 모든 것은 한 사람의 의도에 이뤄진 것이 아니고 모든 시민들의 정신이 뭉쳐진 것이다'라고 항쟁 성격을 규정했다.

 

정부에 대해선 '정부가 이를 일부 불순분자의 책동이라고 했으나 믿을 수 없는 무책임한 말이다'고 꼬집었다.

 

동급생이었던 최병문씨는 제출한 작문제목을 '광주 민중 봉기'라고 붙였다.

 

최씨는 '이것이 하나의 정치적 장난이 아닌 한마디로 피의 투쟁이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바이다'며 '억눌렸던 유신 체제 붕괴 직전 전국은 소란의 도가니였다'고 썼다.

 

이어 '의로운 도시 광주 역시 선봉장이 돼 임해오다가 전국계엄령이 5월17일 확대되자 참고 참았던 울분이 한꺼번에 터져 한마디로 피의 투쟁은 시작됐다'고 서술했다.

 

1학년6반 학생이었던 서왕진씨는 5·18에 대해 '결과적으로 하나의 아픔으로 끝을 맺었지만 맨 처음 시도의 의의를 생각해볼 때 정당한 민주적 권리의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글에 옮겼다.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국가의 권력자들은 국민의 위에서 억압하려 하지만  말고 국민이 잘 살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공개될 석산고 작문집은 1학년을 마무리하면서 숙제로 낸 학생들의 글을 엮은 것이다.

 

국어 교사가 학기말에 따로 낸 숙제로 성적에 포함되지 않았고, 별도 용지나 작성 지침은 없었다. 해당 교사는 학생들이 낸 글을 따로 서류 봉투에 담아 보관해뒀다가 1981년 5월께 동료 교사에게 전달했다.

 

이를 건네 받은 교사는 민주화 요구가 절정에 이른 1987년에서야 작문집을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 기증했다. 5·18기록관은 항쟁 4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작문집을 위탁 보관하고 있다.

 

전남대 NGO대학원 정호기 박사는 '고등학생의 시선으로 구성한 5·18 담론' 발제문을 통해 "작문집은 육필로 기록된 '유일본'이자 '진품'이며, 5·18이 끝난 뒤 가장 짧은 시일 내에 이뤄졌던 집단적 문학 작품이자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또 "작문집에 대한 사실 고증이 필요하고 문학적 의의를 논하는 것은 무리지만, 시대의 담론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1980년 당시 청소년으로서 항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최병문·서왕진씨와 이맹영씨 등 생존자 6명도 참석, 헬기 사격 목격담 등 증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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