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31 (토)

  • 맑음동두천 3.3℃
  • 맑음강릉 7.3℃
  • 맑음서울 8.6℃
  • 맑음대전 6.1℃
  • 맑음대구 5.7℃
  • 맑음울산 8.9℃
  • 맑음광주 8.2℃
  • 맑음부산 11.3℃
  • 맑음고창 6.1℃
  • 구름조금제주 14.4℃
  • 구름많음강화 8.2℃
  • 맑음보은 2.0℃
  • 맑음금산 1.6℃
  • 맑음강진군 5.5℃
  • 맑음경주시 4.6℃
  • 맑음거제 9.7℃
기상청 제공

경제

'통계 마사지' 의혹으로 전현직 통계청장 충돌

야당, 국감서 비정규직 통계·가계동향조사 등 언급하며 비판
강신욱 청장 "정치적 의도로 숫자 발표한다는 데 동감 못해"
前청장 유경준 "의도적으로 저소득층 표본 줄여 지표 개선"

URL복사

▶강신욱 통계청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통계 조작' 의혹을 다시 꺼내들고 나섰다. 특히 통계청장 출신(2015년 5월~2017년 7월)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소득주도성장 등 현 정부의 기조에 맞게 가계동향조사 등 주요 통계 작성 방식을 의도적으로 바꿔 '입맛에 맞는' 숫자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대해 강신욱 통계청장은 "통계청이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숫자를 발표한다는 데 전혀 동감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야당, 비정규직 통계·가계동향조사 등 언급하며 비판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 국정감사에서는 작년 발표된 비정규직 관련 통계와 올해 나온 가계동향조사가 도마에 올랐다. 두 통계 모두 통계청이 조사 방식을 변경하면서 과거 지표와 정확히 비교하기가 곤란해진 '시계열 단절' 논란이 나왔다.

 

먼저 작년 통계청은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작년 8월 기준 비정규직 수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86만7000명이나 급증한 것으로 통계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계청은 이를 두고 '과거 조사와의 설문 문항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문제가 됐다.

 

통계청은 같은 해 3월, 6월에 병행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때 전체 조사 대상자들에게 '남은 고용기간'을 물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를 따른 것으로, 과거 조사와는 달라진 점이었다. 이 때문에 그전까지 정규직이라고 답하던 이들도 이 질문을 듣고선 자신이 비정규직임을 자각, 8월 본조사에서도 '비정규직'이라고 답하게 된 것이란 설명이다. 강 청장은 당시 이렇게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넘어간 숫자가 35만 명에서 최대 5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강 청장의 발표 이후 정부 내에서도 혼란이 나오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질문 하나로 통계 결과가 급격히 바뀌었다는 설명은 통계청이 스스로 기관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란 비판이다.

 

비슷한 논란은 올해도 있었다. 소득분배 지표 등을 보여주는 가계동향조사 방식이 변경되면서 과거 지표와 비교가 불가능한 시계열 단절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새로운 방식에선 소득분배 지표인 '5분위 배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산출돼 또 한 차례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유경준 의원이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쓰인 표본 가운데 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비중은 이전 방식보다 3.4%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600만~1000만원 미만 구간의 비중은 0.7%p, 1000만원 이상 구간은 1.7%p씩 늘어났다.

 

유 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통계청이 의도적으로 저소득층 비율을 줄여 소득분배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소득 모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특정 소득구간을 의도적으로 표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저소득층 비중이 낮아진 건 표본설계 이외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며 "가구주 연령대를 사후 보정하면서 전국 가구의 대표성을 높였기 때문에 저소득층 내 고연령 가구가 줄어든 측면 등이 있다"고 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신욱 통계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경질 논란' 황수경 전 청장도 거론

 

지난 2018년 '경질 논란'에 휩싸였던 강 청장의 전임자 황수경 전 통계청장의 이름도 언급됐다. 유경준 의원은 황 전 청장이 재직하던 시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소속이었던 강 청장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던 것을 거론했다.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되던 당시 강 청장은 통계청 조사방식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이후 황 전 청장이 갑작스럽게 교체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유 의원은 이를 두고 "내가 '당신(강 청장), 그런 말을 하고 다니면 황 청장이 경질되고 당신이 통계청장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던 건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유 의원은 이 같은 대화를 나누고 한 달 뒤 황 청장이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의원님이 '제가 통계청장으로 갈 것이다'라고 말한 건 들은 기억이 없다"며 "(당시 통계에 대한 지적은) 전문가 입장에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은 "2018년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분배 지표가 최악으로 나오고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니까 (황 전) 청장을 경질하고 강 청장이 왔다"며 "작년엔 강 청장이 직접 나서서 조사방식이 달라져 비정규직 수치가 늘었지만 실제로 많아진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했다.

 

강 청장은 "가계동향조사는 (조사방식 변경 후) 대부분의 항목은 비교가 가능하고 일부 항목의 비교가 어려운 상태"라고 답했다. 비정규직 통계에 대해선 "예견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겼던 통계"라며 "어느 정도가 병행조사의 효과에 의해서 추가적으로 포착된 것인지를 투명하게 설명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계에 대한 개선과 개발은 일상적인 업무로 이뤄진다"며 "그 과정을 다 투명하게 설명하고 개선에 대한 효과가 어떤 것인지 사후적으로 설명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