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2 (일)

  • 구름많음동두천 6.7℃
  • 흐림강릉 11.3℃
  • 구름많음서울 7.3℃
  • 흐림대전 8.7℃
  • 구름많음대구 10.6℃
  • 흐림울산 11.8℃
  • 흐림광주 9.7℃
  • 흐림부산 11.7℃
  • 흐림고창 9.6℃
  • 제주 12.5℃
  • 구름많음강화 6.3℃
  • 흐림보은 7.9℃
  • 흐림금산 8.2℃
  • 흐림강진군 11.1℃
  • 구름많음경주시 10.9℃
  • 흐림거제 12.4℃
기상청 제공

법률뉴스

"생계형 '장발장'에 가중처벌 가혹" 법원이 위헌심판제청

URL복사

누범기간에 다시 범행을 저지를 경우, 가중처벌해 최소 징역 2년을 선고하도록 한 현행 법률을 생계형 절도범에게까지 적용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제청했다.

 

울산지법 제5형사단독 이상엽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된 A(40)씨 사건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을 했다고 6일 밝혔다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은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할 수 있다.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 대한 위헌 여부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최소 1~2년 정도 걸리며 재판은 헌법재판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지된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 울산 남구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3차례에 걸쳐 9만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90개를 몰래 가져간 데 이어 같은해 8월에도 주점 앞에서 취객을 부축하는 척하며 가방 안에서 현금 48만원과 4만원의 상당의 향수를 훔쳤다.

 

그는 이후에도 1차례 식료품 가게에서 과자와 스팸 등 1만8000원 상당을 훔쳤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01년 7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상습 절도를 저질러 총 6차례에 걸쳐 실형을 선고받은데다 범행 당시 누범기간이어서 실형 선고가 불가피했다.

 

현행 법률상 상습 강도와 절도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같은 죄를 저지를 경우, 최소 2년 이상에서 최고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이상엽 판사는 "해당 법률이 교화나 재범 방지보다는 엄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생계형 절도범에게까지 집행유예가 허용되지 않고 징역형만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해당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이 판사는 "범행 수법이 날로 대담해지고 지능화되면서 절도 범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다 보면 강도·강간·살인범으로 돌변할 가능성도 높다"며 "이러한 범죄자들로부터 사회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해당 법률 조항의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범죄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방법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극히 경미하거나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진 경우에도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한 것은 법관의 양형 재량권을 침해하는 한편, 책임의 정도를 초과하는 형벌을 부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절도 범죄에서는 생계형 범죄도 다수 발생하고 있고, 그와 같은 피고인이 벌금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형 집행단계에서 벌금형을 노역이나 사회봉사로 대체해야 하므로 벌금형 선고만으로도 충분히 형벌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