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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뉴스

'무기징역' 김다운…1심 돌아가 국민참여재판받나

당시 변호인 "재판부가 추가기소건에 국참 의사 묻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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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던 이희진씨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다운이 26일 오후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다운(35)에 대한 재판이 항소심에서 다시 1심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면서 이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27일 수원고법 등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다음 달 6일 오후 2시30분 김다운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김다운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않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수원지법 안양지원으로 돌려보낼지 심리 중이다.

 

1심에서 김다운 변호를 맡았던 변호인은 "당시 추가기소된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지 의사를 묻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절차상 하자가 있어 1심으로 돌아간다면, 편견 없이 배심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고 말했다.

 

 ◇'이희진 부모 살해사건'은 어떤 사건?

 

이 사건은 증권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서울 강남 청담동 고급주택과 고가 수입차 등을 구매해 유명세를 떨쳤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가 살해당한 일이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된 김다운은 경찰 단계에서 얼굴과 실명 등 신상이 공개됐다.

 

이후 지난해 4월 강도살인, 사체손괴·유기, 위치정보법 위반, 공무원자격 사칭, 밀항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해 9월 강도음모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2월25일 자신이 고용한 중국동포 공범 3명과 함께 안양의 이씨 부모 자택에 침입해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현금 5억원과 고급 수입차를 강취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10개월 전부터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 경찰공무원의 신분증을 컬러로 출력해 피해자에게 긴급체포한다고 공무원을 사칭하기도 했다.

 

김다운은 피해자들의 시신을 손괴한 뒤 각각 냉장고와 장롱 속에 유기하고, 이씨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이삿짐센터를 통해 평택 창고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있다.

 

더군다나 5억원을 강탈한 이후 나머지 돈이 이씨의 동생에게 있다고 생각해 심부름센터 직원을 통해 이씨 동생 납치범행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왜 그게 거짓말이 되나요?"

 

1심부터 항소심까지 김다운은 매 재판에 수의가 아닌 파란색 점퍼를 입고 나와 늘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첫 재판에서 직업을 묻자 판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요트 컨설팅"이라고 답했다. 

 

또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강화돼 비공개 재판이 진행되길 원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8월30일 추가기소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다운은 변호인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다며 변호인을 내보낸 뒤 홀로 최후진술을 했다. 변호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법정을 나가야 했다.

"저는 너무 억울합니다. 이건 정의가 아니에요. 사실대로 말하면 말할수록 저한테 불리한 상황만 왔어요. 내가 죽이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하는데, 왜 그게 거짓말이되나요? 제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인가요?"

 

김다운은 지난해 8월30일 추가기소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너무 편향된 절차, 무시된 인권과 권리 속에서 수사를 받았다. 경찰이 원하는대로 프레임 짜놓고 저를 끼워 넣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죽이지 않았다고 백번 천번 말했는데 신상공개 감행했고, 제 얼굴이 공개돼서, 제가 모든 것을 뒤집어써서 아들과 어머니가 받을 고통에 너무 화가 난다"며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전체주의고, 왕정시대 같다"라고도 했다. 

 

이처럼 김다운은 경찰 수사단계부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자신과 함께 강도행위를 한 중국인 공범들이 범행 현장을 떠나기 전 독단적으로 살인과 사체손괴 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다.

 

강도음모 혐의에 대해서도 "사고가 있어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이씨 동생에게 알리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공범들은 오후 6시10분께 범행이 일어난 아파트를 빠져나와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돼 그 시간 이후 김다운이 살인·사체손괴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사건 당일 오후 8시께 피고인과 통화한 친구의 "통화 당시 남자 신음소리를 들었다"는 증언은 공범이 떠난 뒤 김다운이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모든 책임을 공범에게 돌리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 범행에 대한 반성이나 죄책감을 찾을 수 없어 죄책에 상응하는 엄벌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년 넘게 이어온 재판…다시 원점으로?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심 첫 재판부터 1심 당시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김다운의 입장이 명확치 않다고 언급했고, 2차 재판에서도 재차 입장을 물었다.

 

김다운은 결심공판까지 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돌연 "국민참여재판을 받고싶다"고 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김다운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를 보냈고, 지금껏 답변이 없었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1심으로 돌려보내야 하는지 숙고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1년 넘게 이어온 재판이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상황에 처한 것이다.

 

1심에서 이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인은 "피고인 신상이 공개돼 유죄로 낙인된 상태로 재판을 받아 사형인지 무기징역인지에 관심이 있었을 뿐 범죄사실에 대해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다.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볼 객관적 근거가 합리적으로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명확하게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간의 관심이 쏠린 사건이라 '여론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어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심 맡은 변호인으로서 국민 입장에서 편견 없이 다시 유무죄를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을 한다면 피고인의 실익이 충분히 있을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