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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나경원 넘은 이수진 "사법농단 법관들 어떻게든 탄핵"

"사법농단 법관 탄핵안 발의 하고 쭉 진행시켜볼 것"
"이제라도 양승태 잘못 인정하면 되는데 할 수 없어"
"비(非)법관들이 주요 사법정책 결정 참여하게 개혁"
"성착취 영상물 소지, 광고까지 처벌하는 대책 공감"
"법사위서 법안 붙잡고 있지 못하도록 시스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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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23일 서울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1대 총선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 전국적 관심 속에 야당 거물을 상대로 파란을 일으킨 부장판사 출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사법농단 법관들에 대해 "어떻게든 탄핵 추진을 해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당선인은 23일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하며 "그것도 국회 과반이 돼야하는데, 탄핵 발의를 하고 쭉 진행시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정이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에 대해선 "내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맞다"며 "성착취 영상물의 소지, 광고까지 처벌하는 것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고, 성매수 미성년자를 피해자로 규정하는 것에도 공감한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도 재판 전 단계에서 성착취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독립몰수제'에 대해선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태에서 해야할 것"이라며 "1심 선고 후인지, 기소 직후인지 어느 단계에서 할지 정해야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21대 국회에서 지망하는 상임위원회로는 법제사법위원회를 꼽았다. 이 당선인은 "법사위 시스템 자체도 개혁을 해야한다"며 "법안 통과가 빨리 되도록 체계, 자구 수정을 한다고 붙잡아 놓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놔야 한다. 나도 밖에서 볼 때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영입한 중진 최재성 의원(송파을)에 대해선 "낙선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번 뵈었을 때 위로를 드렸다"고 했다. 최 의원으로부터는 "자잘한 것에 욕심내지 말고 국민을 위해 큰 정치를 해달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선거사무실 창가에는 3선 고지에 오른 전해철 의원이 보낸 축하 화환이 놓여있었다.

그는 당선 후 원내대표 출마 예정자들의 축하 전화가 쇄도했다며 "원내대표 후보들이 좀 난감해하는 것 같다. 초선이 너무 많다 보니 잘 모르지 않나. '이걸 어떻게 어필해야 하나' 하더라"고 전하며 웃어보였다.

인터뷰가 있는 이날 이 당선인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재판에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인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당선인이 '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아니라며 그를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했다.

그는 "나 의원이 나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해 내 형사사건이 됐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증언 거부에 해당된다"며 "그런데 이렇게 언론에서 재판장을 압박하는 기사를 냈다"고 반박했다.

이어 "선거기간 내내 보수매체에서 나에 대해 계속 왜곡해서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내 진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게 지역 주민들에게 통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인재영입 13호인 이 당선인은 동작을 지역구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의원과 여성 법조인 출신 간 대결을 펼쳐 52.16%(6만1407표)를 득표하며 45.04%(5만3026표)를 얻은 나 의원을 8300여표 차로 제쳤다.

이 당선인은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1기를 수료한 뒤 판사로 임용됐다. 2016년 양승태 사법부 시절 인사불이익을 받은 사법농단 피해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의 인터뷰 요지다.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23일 서울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5선 고지를 바라보던 통합당 중진 나경원 의원을 꺾었다. 처음부터 이길 줄 알았는지.

-"중앙당에서 여론조사를 과학적으로 한 것 같다. 내가 다른 후보들보다 더 이길 가능성이 많다는 결론을 내고 내게 출마 요청을 많이 했다."

 

▶험지로 보낸 것에 섭섭했다거나.

-"국회의원 자리보다는 당이 원하고 국민이 원한다면 나가겠다고 받아들였다. 이렇게 힘든 데로 보내는 게 섭섭했다는 것이지 이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크진 않았다."

 

▶선거캠프에 자원봉사자들이 밀려들고 주변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고 들었다.

-"캠프에서 새벽 4시까지 일한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 지역에 있는 당원들이 정말 헌신적으로 도와줬다. 지역에서 부모님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막 쫓아오면서 '이번에 될 거다'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다.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정치인에게 오는 것은 충격적이지 않나. 가는 데마다 그런 분들이 있었다. 신뢰가 이 정도구나 싶었다. 부담감이 사실 컸다. 그런 상황이 내게 엄청난 책임감을 안겨줬다."

 

▶영입된 후 선거운동을 해보니 판사 시절과는 많이 다르지 않았나.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면.

-"매일매일이 너무 어려웠다. 다 처음하는 일이고 어색하고 그랬는데 무사히 40일을 넘겼다. 언론에서 너무나 편파적으로 보도를 해서 그게 매일 나를 힘들게 했다. 이렇게까지 편파적이고 왜곡하는 보도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재판의 증인 출석 요청에 대해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나 의원이 나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해 내 형사사건이 됐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상 증언 거부에 해당된다. 그런데 오후 2시 재판인데 오후 1시도 안 돼서 이렇게 언론에서 재판장을 압박하는 기사를 냈다. 이런 왜곡·비방 보도가 나가면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아는가. 선거기간 내내 보수매체에서 나에 대해 계속 왜곡해서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내 진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게 지역주민들에게 통했으니까 내가 됐다."

"요즘은 팩트(사실)를 가져다가 아무리 비틀어대도 더이상 안 통한다.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언론이 팩트를 던져야지 왜 자꾸 왜곡보도를 하는가."

 

▶선거 기간에도 나 의원 측 공격이 거셌다.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아니란 의혹 제기가 이어졌는데.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판사 모임의 핵심 멤버들은 법원행정처에서 따로 문건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인사실에서 관리하는 것이 사실 광의의 블랙리스트다. 이런 활동을 하는 법관들을 찍어서 인사 불이익을 교묘하게 하는 것이다. 명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고서 자체로 리스트에 오르는 것이다. 인사문건을 보고해 올려 불이익을 주고 있었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그게 블랙리스트인 것이다. 핵심은 누가 피해를 봤느냐, 안 봤느냐다."

 

▶최근 n번방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됐고, 오늘 당정이 디지털성범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내가 볼 때는 굉장히 괜찮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맞는 것 같다. 성범죄물의 소지, 광고까지 처벌하는 것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고, 성매수 미성년자도 피해자로 규정하는 것에도 공감한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한 성범죄에 대해 최소형을 3년 이상이라고 하면 중형인데, 그정도 중형은 구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서울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소나 유죄 판결 전 범죄 수익을 몰수하는 '독립몰수제'의 경우 기존 법 체계에선 이례적인 제도 도입이다.

-"이것은 어느정도 입증이 된 상태에서 해야할 것 같긴 하다. 1심 선고 후인지, 기소 직후인지 어느 단계에서 할지 정해야할 것 같다.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 수도 있으니 기소된 다음에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기 전에는 국회에서 성범죄 대책이 대체로 뒷전에 밀리거나 진척이 안 된 경우가 많았는데 어떻게 보는가.

-"과연 왜 그랬는지 생각해보면 상대당에서 계속 발목을 잡아서 그런 것이지 않나. 이번에 180석이 됐으니 성범죄 대책에 대해선 민주당 의원들끼리라도 중론이 모아지면 패스트트랙을 걸어서 작년과는 달리 빠르게 입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망하는 상임위원회로 법제사법위원회를 꼽았다. 국회 입법 청원 1호인 n번방 방지법이 법사위에서 난항을 겪은 일이 있다.

-"법사위 시스템 자체도 개혁을 해야한다. 법사위 자체를 바꿔야 하겠다. 법안 통과가 빨리 되도록 체계, 자구 수정을 한다고 붙잡아 놓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놔야 한다. 나도 밖에서 볼 때 답답했다. 박주민 의원과 같이 추진을 하도록 하겠다."

 

▶처음 당에 영입됐을 때 사법농단 연루 법관 탄핵 추진에 공감한다고 했었다.

-"어떻게든 탄핵 추진은 해보겠다. 그것도 (국회) 과반이 돼야하는데, 탄핵 발의 정도는 하고 쭉 진행시켜보려고 한다. 지금이라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내가 잘못했고, 내가 안고 가겠다. 밑에 판사들에게 그 때 부담을 줘서 미안하다'고만 하면 재판도 훨씬 가벼워지는데, 본인은 모르는 일이고 밑의 법관들이 한 것이고 모든 증거에 부동의하니까 법관들이 매번 법정에 오게 되지 않나. 그리고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을 잘 못하는 것 같다. 할 수 없이 탄핵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함께 당선된 판사 출신 이탄희, 최기상 당선인과도 논의한 적이 있는가.

-"앞으로 할 것이다. 우리를 국민들이 선택해준 이유가 사법개혁을 잘 해달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입당과 당선 과정에서 사법개혁과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21대 국회에서 추진할 복안이 있다면.

-"사법개혁은 법원조직법을 바꿔야 한다. 사법행정위원회를 만들어서 비(非)법관들이 참여해 인사나 주요 사법정책을 결정하는 데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고등부장 승진제도가 폐지됐는데 서서히 개혁이 시작될 것이다. 정치개혁의 경우 국회의원들이 정말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박주민 의원이 말하는 개혁안을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

 

▶처음 영입을 타진한 최재성 의원이 석패했다. 선거 후 연락은 해보았는가.

-"그 분이 인재영입을 담당해 만났고, 이번에 대부분의 인재가 당선된 것을 보면 정말 성실히 영입을 한 것 같다. 지역구에서 낙선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거 후 한번 보았을 때 충분히 위로를 드렸고, 최 의원은 '자잘한 것에 욕심내지 말고 국민을 위해 큰 정치를 해달라'고 말씀하시더라."


▶전해철 의원이 당선 축하 꽃을 보냈다.

-"맞다. 감사하다고 전화드렸다."

 

▶곧 원내대표 선거인데 지지할 후보는 정했는지.

-"나는 잘 모른다.(웃음) 원내대표 후보들이 좀 난감해하는 것 같다. 초선이 너무 많아서 잘 모르지 않나. '이걸 어떻게 어필해야 하나' 하더라. 어떤 분은 전화를 해서 쑥스러워하기도 한다. 몇선을 해도 이렇게 좋은 분들이 있구나 했다. 순수한 것이지 않나. 전화해서 (지지해달라) 차마 그 말은 못하고 어색해하는 것이다."

 

▶당선인사로 코로나19로 거동이 어려운 지역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한 것을 봤다.

-"오늘 배달하고 왔다. 코로나19 때문에 복지관에 오지 못하니 만들어서 배달해야 한다. 90세 이상인 노인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는데 표정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

 

▶의미있는 당선인사 같다. 아이디어가 좋다.

-"스탭들과 시·구 의원들이 낸 것인데 너무 좋다. 하라는 대로 다 하고 있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더라. 많은 분들이 자기가 가진 생각을 내어주는 것, 지난 선거캠프가 그랬다. 20대 후반 30대 초반 스탭들이 하자고 해서 한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시·구의원들이 보충해줬다."

 

▶선거 후 1년만 지나면 '초선이 존재감이 없다. 목소리를 내지 못 한다'는 얘기가 꼭 나온다. 초선으로서 포부가 있다면.

-"내가 초선이지만 나이가 많고 법관 재직기간도 거의 19년차에 나왔으니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은 편이지 않나. 사회적으로는 그래도 초선이라고 하면 멋쩍은 상태다. 지금 초선 중에 후배들, 변호사 출신 초선들이 있는데 내게 '언니, 누나' 이렇게 부른다. 사실 내 역할이 중요하다. 초선이지만 초선답지 않게 살아야하는(웃음). 내가 리드를 한다기보다는 들어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혹시 질문 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신인으로서 포부와 함께 밝혀달라.

-"내가 존경하는 분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처음 하는 말씀이 '열심히 하다가 비우고, 열심히 하다가 비우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말씀이 마음에 정말 와닿았다. 비우는 정치를, 열심히 하다가 돌아보면서 비우는 일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