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1 (화)

  • 맑음동두천 17.1℃
  • 맑음강릉 18.1℃
  • 구름많음서울 17.4℃
  • 구름조금대전 19.6℃
  • 구름많음대구 18.1℃
  • 구름많음울산 15.7℃
  • 구름많음광주 18.8℃
  • 맑음부산 17.9℃
  • 구름많음고창 15.6℃
  • 맑음제주 15.9℃
  • 구름조금강화 14.9℃
  • 맑음보은 18.5℃
  • 구름많음금산 19.2℃
  • 구름많음강진군 20.1℃
  • 구름조금경주시 18.6℃
  • 구름조금거제 17.4℃
기상청 제공

시론/칼럼

<변교수의 필언필설> 판데믹과 질병의 정치화

                                                           변      동     현    

                                                             <논설고문>

  1347년 페스트(흑사병)의 대 확산으로 중세유럽의 인구가 1/5로 줄었다고 하니 전염병의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두산백과). 1947년 알베르 까뮈는 전염병의 위험에 경종을 주기 위하여 인류의 고통을 그린 소설 <페스트>를 발표하여 유명해졌다. 그야말로 전염병 판데믹(Pandemic) 상태였던 것이다. 판데믹은 Panic(공포)과 Epidemic(전염병)의 합성어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 자가 5천명까지 넘보니 '공포'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병실과 의료진의 부족은 물론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제지표의 하락 또한 심각수준이다. 80여 개국에서 한국인의 입국금지 또는 제한하는 상황에서 모든 국가적 동력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한반도, 2020년 새해 벽두부터 그간 겪어보지 못한 바이러스의 침공을 받고 있다. 메르스 당시 186명의 확진자 중에서 38명이 사망한지 5년 후, 다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라니 국민들로서는 답답하고 암울하다. 일일 확진자 수가 중국을 앞섰다. 이 난국에 국가적 대사인 4월 총선은 코앞에 다가왔다. 평상시 같으면 선거에 모든 관심이 집중될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는 초비상 상황으로 한 시 바삐 코로나 전쟁을 종식하여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국력을 모아야 할 때이다. 아무리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 나라라고 해도 국민의 생명 앞에 예외는 없다. 5천만의 국민이 합심하고,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수단까지도 한데 모여져야 한다는데 이론이 있어서는 안 될 정도로 비상상황이다. 대화재발생시 불부터 끄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대통령이 국가적 '심각단계'를 선포하고, 국회를 찾아가 4당대표와 얼굴을 맞댔다. 시급한 추경도 요청했다. 마스크 공급 부족에도 사과하며 청와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미통당(미래통합당) 황 대표는 4당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에 맞섰다. '코로나 부실 대처 사과하라', '왜 중국인 입국 막지 않느냐'는 등을 따져 물었다. 이 사안 관련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국가적 입장에서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 대표만 면전에서 총선을 의식한 매우 정치적인 공세로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붙였다.

 

  일부 정치평론가들도 총선과 차기 대선을 의식한 정치공세라 평이 많았다. 소위 '질병의 정치화'다. 어떤 이해나 역지사지도 없었고, 심지어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았다. 목에 칼을 밀어 대는 적군의 모습과 닮았다. 그가 과거에 담당했던 공안검사의 시퍼런 권력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사실 이 날의 4당대표 회동은 누가 보아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초당적 긴급 모임이었던 것이다.

 

 국민적 지혜를 모아 달라는 뜻이 담겼다. 그간 제 1 야당은 원내대표, 대변인 및 소속의원들이 나서서 집권여당을 향해 비난과 반대, 심지어 대통령탄핵 발언까지 말 폭탄을 집중포화로 날려 왔다. 세계2차 대전의 영웅, 미국 33대 대통령 트루먼은 '신문의 톱기사에 나오고 싶으면 누군가를 비난하면 된다. 특히 정치를 하고 있으면 더욱 그렇다'고 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가 대통령 당시 얼마나 공격을 당했는지 짐작케 하는 고백이다. 지난 2월 국회에서는 법제사회위원회를 통해 몇 개월 째 코로나 전투의 선봉에서 불철주야 지휘를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불러 놓은 자리에서 미통당의 한 중진 정모 의원은 답변하는 장관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노예를 대하듯 '청와대를 포함해 당신들 모두야 말로 바로 코로나 숙주야!' 라고 모욕을 주었다. 야당 갑 질의 극치를 보는 듯했다.

 

  선의의 질의라기보다는 인신공격의 극치였다. 박장관도 인간인지라 며칠간 분을 삭이지 못했을 것이다. 증오의 대상은 질병이지 결코 공직자가 아닐 것이다. 과연 국회의원의 인격에 맞는 행동인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감염내과 이 모 교수는 TV에 나와서 지금 상황이 '어떤 식으로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를 복지부 장관에게 물어봐야 옳다. 저렇게 방해만 하면서 뭣 하러 국회의원 하는지 묻고 싶다. 화만 내고 있으면 일이 어떻게 될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지난 1일 전국 확진자 수 대비, 태부족인 대구. 경북의 병상부족 문제를 돕기 위해 시의 남은 병상을 최대한 제공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과거 군사정권과 권위정권들이 조장해 온 지역감정도 극복될 수 있는 용기 있고 따뜻한 제안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은 '사회적 질병과의 전쟁' 즉, 국가적 위기상황이자 미증유의 판데믹(Pandemic) 형국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정치의 여야도, 종교도, 경제도 국민의 생명 앞에 한데 뜻을 모아야 한다. 이제 총선연기도 본격적으로 진지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아도 국민의 절반 이상(55%)이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18%에 불과했다[2.24일 <뉴스1>조사]. 국민은 현 코로나 상황에 극도로 불안해 한다는 것을 반영한다. 정치인들이 총선이나 의석수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임 모 교수(폴리페서?)는 '민주당 빼고 다 찍어도 된다'는 무책임하고 지식인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편파적인 글로 유명(?)해졌지 모르지만 현명한 국민들은 총선을 겨냥해서 질병을 정치화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정치인들을 심판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정치란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다'라는 말을 초비상 시국에서 다시 한 번 깊이 새겨 보길 바란다.  (전. 서강대학교 교수/한국방송학회장.Fulbright 교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