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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칼럼

                                                     허     광   섭<논설위원>

 

100세를 얼마 안 남기신 어른을 뵈었다. 이제는 연세가 많으셔서 말을 들으시기에 귀가 어두우시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자원봉사 단체에 처음부터 관여하신 어른이시다. 2020년 시무식에 참석하셔서 개인 인사를 돌아가며 하는 시간에 마이크가 그 어른 앞에 도착했다. 이 한마디는 하고 싶어 하시며 입을 여셨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세계대전을 마치고 대한민국이 해방을 맞이할 때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그 이후 동족끼리 싸우는 무서운 전쟁이 있었다. 백성이 너무 고생했다. 이어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정치와 지도자들의 독단이 나라를 걱정하게 했다. 그래도 이만큼 경제력을 올려놓았다. 언제 이 민족이 평안할까? 요즘은 잠을 자기에는 너무도 걱정돼서 불편하시다는 것이다. 이제쯤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남과 북의 싸움과 보수 진보의 갈등과 이제는 사상싸움을 하고 있다. 이 사상싸움이 두렵다. 나의 사상에 동조하지 않았다고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 짖고 적으로 삼고 있다. 결국은 서로를 죽이는 그것까지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나라 꼴을 보기가 서글프다고 하신다’ 눈물까지 글썽이셨다.

 

일본에서 유학 가셔서 공부하신 학구파이시고 진보적 포용력을 가지신 어른이시다. 그런데 어른의 말씀에 나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국을 보는 기독교의 시각을 대변하는 듯한 시국선언문을 만났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라는 단체가 1월 10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종교교회에 모였다, 1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월례회에서 시국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 일부를 소개하려 한다 “ 오늘의 대한민국은 심각하게 분열되어 한반도 남쪽에 마치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처럼 대립하고 있다……. 이것은 해방 직후 남북 분열에 이어 심각한 남남 분열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을 염려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발전과정에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운 훌륭한 건국 대통령이지만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고 일인 독재를 시도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한민족의 오랜 가난에서 해방해 주었지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소위 한국적 민주주의를 주장했다. 반면에 이런 과정에서 민주화를 이끈 일부 지도자들은 과거 지도자들이 남긴 대한민국 탄생과 근대화의 업적을 폄하하고, 일부 운동권들은 독재 정권과 투쟁한다고 하면서 북한 독재 정권의 학정에는 눈을 감고 더 나아가 종북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는 오류를 범했다…. 무조건적인 통일…. 통일지상주의적인 빠른 통일 보다 개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 진정으로 보장되는 바른 통일을 지향한다”라는 내용이다.

 

한번 쯤 음미해 볼만하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든지 종교가 입을 열고 행동하기 시작해서 계속된 정권은 없다. 이 시대의 건강한 종교가 돼 주기를 바라고 이 시대의 신뢰가 가는 정치인들이 돼 주기를 바란다. 나아가 이 시대를 읽고 해석하고 미래의 자손들 앞에서 부모이며 선조들의 책임을 다하는 백성들이 되자고 강조하고 싶다. 부끄럽고 불안하고들 한다. 백성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가 그리도 멀고 이루기가 힘든 것인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 하루를 문제없이 살면 그 사람은 유명하지 않아도 큰 사람이다. 오늘 하루를 앞과 뒤가 다르지 않고 주어진 책임과 자리를 바로 지켜 일했다면 당신은 이 민족을 위한 민주주의 일꾼이요, 통일을 일구는 큰 사람일 것이다. 당신은 참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이 하루를 잘 살았기 때문이다. 백성이 웃을 날을 상상하며 이 하루를 살았다면 당신은 이 민족의 큰 지도자다.

                                                                 <창현교회 원로목사, 전 한신대학원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