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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암울한 환경서 6% 성장률 지킨 중국…'둔화 속 연착륙' 과제

무역합의에 최신 지표 호전…"단기 청신호지만 장기 불확실성 여전"
3월 전인대서 6.0% 성장률 목표 제시 전망…인프라 투자 총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전면적 무역전쟁이라는 엄혹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작년 6%대 경제성장률을 '턱걸이'로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 타결로 대외 불확실성을 상당히 걷어낸 가운데 최근 주요 경제 지표들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국이 올해 경제를 운용하는 데 있어 한층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합의가 갈등을 해소한 것이 아니라 추가 확전을 막는 봉합 수준인 데다가 중국의 경기 둔화는 구조적 흐름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를 서서히 낮추는 연착륙 문제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1%로 잠정 집계됐다.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달해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가해진 작년 중국 정부가 연초 제시한 6.0∼6.5%의 성장률 목표를 일단 달성한 것이다.

 

작년 중국의 급속한 경제 둔화 우려가 크게 제기됐던 만큼 전문가들은 한 해 전체의 성적표 이상으로 이날 발표된 최신 지표의 방향성에 주목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분기별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가 일단 멈춰선 점이다.

 

중국의 작년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1분기 6.4%에서 2분기와 3분기 각각 6.2%와 6.0%로 낮아졌는데 이날 발표된 4분기 경제성장률은 6.0%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나온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등 다른 주요 경제 지표들도 대체로 양호하게 나왔다.

 

우선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작년 동기보다 6.9% 증가해 지난 3월(8.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를 제1의 경제 성장 엔진으로 여기는 가운데 소비 활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도 작년 12월 8.0%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시설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작년 1∼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4%로 1∼11월의 5.2%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노력에도 매달 발표되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줄곧 사상 최저 수준에서 맴돌았는데 모처럼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이런 동향은 단기적으로 올해 중국 경제에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지브 비스와스 IHS마켓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최근 GDP 등 데이터는 새해 중국 경제의 긍정적인 출발을 알리는 것"이라며 무역 합의와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2020년 탄탄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완화된 가운데 올해 중국이 6.0%가량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무역 합의 체결 전망이 불투명할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5%대 중후반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바뀐 셈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5.8%에서 6.0%로 상향 조정했고, UBS도 1단계 무역 합의 발표 후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로 올렸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도 지난달 미중 무역 합의 체결 전제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로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회의에서 올해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공개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작년보다 6.0%가량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로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장기적으로 중국이 경제 성장 속도를 안정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과제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는 하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의 하락은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주고, 특히 심각한 빈부 격차 속에서 가뜩이나 취약한 기층 계층의 삶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부담이 온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미국은 추가 대중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기존 관세 부담을 일부 완화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총 3천7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는 미국의 '협상 지렛대'로서 계속 남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은행의 베티 왕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중국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반등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무역 합의는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를 지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 안정화를 위해 정책 수단을 대거 동원할 전망이다.

 

다만 작년 이미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한 터여서 올해 추가적인 감세 여력은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신 중국은 인프라 투자용 지방정부 특수목적 채권 배정액을 작년의 2조1천500억위안보다 많은 3조위안대로 늘릴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다.

 

중국은 또 올해도 지급준비율을 내리고 실질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완화 쪽에 기운 통화 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